지적 욕망 채우기

결혼식장에 앉아서 드는 생각

덕강 2025. 3. 25. 12:20

결혼하는 신혼부부를 바라 보면서 결혼제도가 앞으로도 한국사회에서 계속  존속해 나갈 것인가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이 든다. 결혼은 단순한 개인 간의 정서적 결합이 아니라, 사회 구조의 근간을 형성하는 제도이자 인류의 생존과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한 문화적 장치이다. 결혼제도의 존속 여부는 그 본질, 시대적 기능, 그리고 가치관의 변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기독교적 관점에서, 비교적 보수적 관점에서 바라보기보다 그냥 편하게 생각해본다. 


1. 결혼제도의 기원과 존립 이유

결혼은 인류의 역사 속에서 오랜 시간 존속해온 제도로, 그 기원은 생물학적 재생산의 필요와 재산, 혈통의 관리에 있다. 원시 공동체 사회에서도 일정한 성적 규칙과 자녀 양육의 책임 분담이 존재했으며, 농경사회로 진입하면서 혈통 보존과 재산 상속, 사회적 연대 강화를 위한 공식적인 결합으로 제도화되었다.

특히 결혼은 다음과 같은 사회적 기능을 담당해 왔다:

  • 양육 기능: 자녀 양육에 있어 안정된 환경을 제공한다.
  • 경제적 단위: 생계와 자산의 공동 운영 단위로 기능한다.
  • 사회 통합: 가문 간 유대와 연합을 통해 공동체를 결속시킨다.
  • 법적 보호: 개인과 자녀의 권리를 보호하는 틀을 제공한다.

즉, 결혼은 생물학적 목적뿐만 아니라 사회적 안정 장치로서 존립해온 것이다.

 


2. 현재 사회에서의 결혼 인식

21세기 들어 결혼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급변하고 있다. 특히 도시화, 개인주의 확대, 여성의 사회진출, 경제 불안정성 등 다양한 요인이 결혼의 필요성에 의문을 던지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다음과 같다:

  • 결혼 연령의 상승: 학업 및 경력 우선, 주거 불안정 등의 이유로 초혼 연령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 비혼주의의 확산: 결혼이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불필요한 제약을 준다고 인식하는 경향이 증가하고 있다.
  • 동거 및 사실혼의 증가: 법적 결혼보다 생활 중심의 동거를 택하는 커플이 늘어나고 있다.
  • 이혼율 증가: 결혼이 영구불변하지 않으며, 불만족 시 종결이 가능한 계약적 관계로 인식되고 있다.
  • 졸혼의 증가: 반드시 이혼하지 않고 혼인관계를 지속하면서도, 더 이상 같이 살지 않고 개인의 자유를 더 중요시하는 관계가 생기고 있다.

현대 사회는 결혼을 필수가 아닌 선택으로 간주하며, 이에 따라 결혼제도의 보편성과 필요성이 약화되고 있다.


3. 미래 가치관과 결혼의 재정의 가능성

앞으로의 사회는 더욱 다원화되고 유동적인 가치관을 지닐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결혼은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

  • 개인 중심 결혼: 가문, 전통, 종교 중심에서 벗어나 ‘개인의 욕구와 선택’이 핵심이 되는 결혼 형태가 주류가 될 것이다.
  • 계약 결혼의 제도화: 일정 기간 동안 효력을 가지는 결혼 계약이나, 조건부 결혼 형태가 논의될 수 있다.
  • 비배타적 관계 허용: 일부일처제의 절대성을 해체하거나 다양한 관계 유형을 제도적으로 수용하려는 시도가 증가할 것이다.
  • 기술 매개 결혼: 인공지능, 유전공학, 온라인 플랫폼 등 기술이 결혼과 관계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 동성커플의 증가: 전통적 결혼 가치관에 반하는 동성커플이 새로운 가족제도로서 정착할수 있다. 
  • AI로봇과의 결혼: 맞춤형 AI로봇과 함께 결혼하여 사는 사회가 도래 할 수도 있다.

결혼은 고정된 구조가 아닌, 시대에 따라 유연하게 재설계될 수 있는 사회적 메커니즘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4. 가족제도의 변화와 결혼제도의 연동

결혼의 존속 여부는 결국 가족제도의 형태와 긴밀히 연관된다. 핵가족 중심의 사회에서 다음과 같은 흐름이 관찰된다:

  • 1인 가구 증가: 경제 독립 및 개인주의 가치로 인해 결혼 없이도 생존 가능한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 비혈연 가족: 입양, 공동체 양육, 친구 중심 가족 등 전통적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이 확장되고 있다.
  • 가족의 기능 분산: 교육, 보육, 돌봄 등이 사회 복지 시스템으로 이전됨에 따라, 결혼을 통한 기능적 필요성이 감소하고 있다.

결국 결혼은 더 이상 가족제도의 필수 전제가 아니며, 다양한 가족 형태가 공존하는 사회로 이행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 속에서 결혼제도는 전면적인 재구성 또는 대체 제도의 도입 가능성을 동반한다.


결론: 결혼제도의 존속은 변화를 전제로 할 때 가능하다

결혼은 인류 문명의 오랜 역사 속에서 안정성과 지속성을 보장하는 핵심 제도였으나, 현대사회에서는 그 기능이 분산되거나 대체되고 있다. 그러나 이는 결혼제도의 완전한 소멸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결혼제도의 진화 혹은 재정의로 볼 수 있다. 핵심은 결혼이 절대적이거나 고정된 형태의 제도가 아니라는 인식이다. 변화된 사회구조와 가치관 속에서 결혼은 선택 가능한 사회적 계약의 한 방식으로 존속할 것이며, 그 내용과 형식은 더욱 다양화될 것이다. 그럼에도 쉽게 변화되지는않을 것이다.